2019 – 다른 시선
2019.12.02
현재 공주시는 빨대 효과로 인한 급격한 인구 축소를 겪고 있으며, 그 과정에서 고령화 사회 이상의 단계(축소 도시의 65세 이상 인구 비율이 14%)에 접어 들었습니다. 이러한 현상으로 도시 개발에서 가장 쉽게 도외시 되고 줄어드는 인구는 바로 아이들입니다.
도시개발분야 전문가들에 따르면 아이들의 초점에 맞춘 도시 개발은 삶의 질을 전반적으로 올릴 수 있는 방법이라고 합니다. 벤쿠버 도시 계획 전문가인 줄리안 그로버(Julian Glover)는 아이들과 친화적인 도시를 언급하며 “도시의 질은 아이를 가진 부모와 아이들에게 가장 실제적으로 와 닿는다. 도시라 함은 집, 서비스, 유동성, 생활 편의시설, 공공시설, 안전성을 포함한다”고 하였습니다. 또한 콜롬비아 정치가 엔리크 페날로사(Enrique Peñalosa)는 “만약 우리가 아이들을 위한 도시를 성공적으로 만든다면 그것은 모두에게 성공적인 도시가 될 것이다”고 하였습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도시 개발은 주로 어른들의 시선으로 이루어집니다. 이제부터는 아이들의 시선으로 우리가 살고있는 도시를 보면 어떨까요? 성인으로 자라면서 때로 우리는 어떤 사고방식 안에 갇히게 됩니다.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은 불가능의 영역을 보아야만 새로운 가능성이 열린다고 말합니다. 즉 어른과 인지의 사고가 다른 자유로운 아이의 시선으로 길(street)과 공공 시설을 보면 우리는 사회적 약자의 이동을 배울 수 있습니다. 이것은 ‘인간 중심 도시‘가 되기 위해 꼭 필요한 시선으로, 우리는 앞으로 아이들과 어떤 미래의 길을 만들어 나갈지 계속 생각해보아야 합니다.
공주대학교 가구리빙디자인 전공 재학생 8명과 봉황초등학교 3학년 1반 12명의 학생들은 2019년 11월 28일과 29일 이틀에 걸쳐 봉황초등학교와 그 부근에서 ‘다른 시선으로 보는 길‘이라는 주제의 워크숍을 가졌습니다.

워크숍의 콘셉트는 아이들의 시선으로 바라보는 공주시의 길입니다. 아이들은 성인과 다른 스케일로 도시 속을 살아갑니다. 보행, 자전거, 혹은 킥보드 등으로 거리를 돌아다닙니다. 아이들의 눈높이, 보폭, 팔 길이, 움직임, 놀이, 시선, 시간 개념, 인지 개념으로 길을 바라보면 지금 우리가 걷고 있는 이 길은 어떻게 바뀔까요? 아이들의 시선으로 바라본 길을 아이들과의 대화, 만들기, 드로잉을 통해 작은 설치물로 프로토타이핑 해보았습니다.
워크숍은 봉황초등학교 재학생 3명과 공주대학교 재학생 2명을 하나의 그룹으로 구성하여 총 4개의 그룹으로 진행하였습니다. 워크숍 방법과 과정은 실제 건축 및 디자인 분야에서 진행하는 6단계의 프로세스인 문제점 정의, 정보 수집, 아이디어 수집 및 분석, 아이디어 발전 및 테스트 모형 제작, 발표 및 피드백, 디자인 개선을 토대로 구성하였습니다.

▲ 디자인 작업 과정(Iterative Design Process Diagram)
출처:시카고 건축 재단 (The Chicago Architecture Foundation)
6단계 중 첫번째 단계인 문제점 정의(define the problem)는 워크샵 ‘Fix the street’의 배경인 ‘공주시 주민 참여식 도시재생 필요성’에서 언급 했으므로 생략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 단계인 개선(improve on your design)은 본 워크숍 이후 실제 사업 과제로 진행하기 때문에 제외하였습니다. 따라서 워크숍 이틀 동안에는 분석, 아이디어 수집, 발전, 그리고 발표 및 피드백까지 4단계를 진행하였습니다.
1단계. 분석 : 친숙한 거리에 대해서 이야기하며 그리기
1단계인 분석 단계는 정보를 수집하고 현 상황을 파악하는 과정으로 현재 초등학교 근교 길의 문제점, 상황 파악 및 정보들을 수집하였습니다. 봉황초등학교 재학생을 3명씩, 4개의 그룹으로 나누어 자주 다니는 거리가 어디인지, 어떻게 사용하는지, 그 거리에서 어떤 경험을 하는지, 어떤 느낌을 받고 있는 지에 대해 그림 그리고 이야기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이어서 언급한 여러 길 중에 선호하는 길과 선호하지 않는 길이 어디이고, 왜 선호하고 선호하지 않는지 등의 정보를 수집하고 분석하는 작업을 했습니다.




2단계. 아이디어 수집 : 근교의 직접 거리 방문
2단계인 아이디어 수집 단계에서는 1단계에서 언급했던 문제점 혹은 개선되었으면 하는 길을 직접 방문하고, 지정한 길의 실제 크기, 규모, 구조, 분위기, 형태를 관찰하였습니다. 그리고 그 길에서 행하는 경험과 놀이, 재학생들의 신체와 길과의 관계를 직접 눈으로 보면서 분석했습니다. 마지막으로 대상지의 개선과 변화를 위해 필요한 설치물의 형태, 내용, 크기 등을 테이프, 드로잉 등을 이용하여 현장에서 구상하였습니다. 이 단계는 3단계인 프로토 타입을 만들기 전에 어떤 시설물이 필요한지 구체적인 아이디어를 수집하는 단계입니다.
전 단계에서 그림과 말로 토론하고 언급하였던 문제점 혹은 개선되었으면 하는 길을 직접 방문함으로써 지정한 길의 실제 크기, 규모, 구조, 분위기, 형태를 관찰하였습니다. 그리고 그 길에서의 경험과 놀이, 재학생들의 신체와 길과의 관계를 직접 경험하고 분석해 보는 단계였습니다. 그에 따라서 그 길의 개선점과 변화를 위해 필요한 설치물의 형태, 내용, 그리고 크기 등을 테이프, 드로잉 등을 이용하여 현장에서 구상하였습니다.




3단계. 발전 : 1:1로 필요한 설치물 만들기
3단계는 아이디어를 발전시키는 단계로 앞에서 논의한 아이디어를 1:1 사이즈 모형으로 확인하면서 신체 사이즈와 용도에 맞게 작업하였습니다. 우리가 개선할 거리로 선택한 장소에 필요한 아이디어들을 케이블 타이, 종이 판지, 연질 PVC, 마스킹 테이프, 지관, 3D 펜을 이용하여 빠르게 실물로 작업하였습니다.





4단계. 발표 및 피드백 : 설치물 거리에 설치, 발표 및 촬영
3단계에서 제작한 1:1 설치물을 지정한 장소로 가져가 현장에 간이 설치, 사용하고 피드백 하였습니다. 이 과정에서 다른 그룹과 서로의 작업물을 공유함으로써 여러 사람의 의견을 들어보고, 이를 토대로 개선할 부분을 정리하는 것이 본 워크샵의 마지막 단계입니다. 그리고 최종적으로 설치물의 도큐먼트 촬영 및 그룹 발표를 통해 위치를 지정한 이유, 만들게 된 계기, 설치물의 사용법 그리고 워크숍에 대한 피드백을 모두와 공유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이번 프로젝트에서는 여건상 4단계를 마지막으로 하였으나, 보통은 4단계를 거쳐 다시 1단계 혹은 2단계, 3단계로 돌아가 계속적으로 디자인을 개선합니다.








프로젝트를 진행한 함주희 진행자님은 “이틀이라는 제한된 짧은 기간 동안 초등학교 주변에 개선이 필요한 장소와 방향, 개선점을 분명히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특히 개선할 길을 직접 보러 가는 2단계에서 초등학생들이 여기저기에 테이프로 ‘주의’라고 적은 것을 보았습니다. 그리고 교외에서 워크샵을 진행할 때에도 인도가 부재하고, 차도에서 끊임없이 서로 차를 조심하라고 외치는 모습도 보았습니다. 이렇게 초등학교 근교가 끊임없이 주의 받고 끊임없이 주의해야만하는 환경이라는 것이 안타까웠습니다. 사실 이번 워크숍만으로 초등학생들의 안전을 위해 어디까지 허락하고, 자유롭게 만들어도 되는지를 확인하는 데는 한계가 있습니다. 하지만 이 워크숍을 시작으로 우리 지역 환경을 개선하는데 필요한 아이들의 의견을 다양하게 듣고, 기존과 다른 방식으로 도시를 바라보고, 그 의견을 어떻게 현실에 반영할 수 있는지 지속적으로 고민하고 소통해 나아갔으면 좋겠습니다.”라고 하였습니다.
공주대학교 이영우 학생은 “형식에 얽매이지 않은 아이들의 시각이 새로웠습니다. 이번 워크샵을 통해 아이들의 시선이 새로운 변화를 만든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라고 했습니다. 김세희 학생은 “워크숍을 통해 평소에 생각해보지 않았던 길거리 환경 개선에 대해서 생각해보게 되었습니다. 아이들의 관점에서 길거리를 바라보는 것이 흥미로웠고, 개선이 필요한 곳에 우리가 조금이라도 관심을 가진다면 더 나은 지역 환경을 조성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고 하였습니다.
이 워크숍은 아이들의 시선으로 길(street)을 바라보고 현재의 길이 어떻게 바뀔 수 있는지 실험해보는 디자인 리서치의 일환입니다. 직접 아이들이 길을 고쳐보면서 도시 발전에 기여하는 기회를 갖고, 아이들의 부모님 또한 직간접적으로 참여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또한 공주대학교 학생들은 이번 워크숍을 통해 기존에 작업해온 가구들과는 다른 스케일의 가구를 디자인하고, 기존의 정형화된 사고방식을 바꾸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우리는 이번 워크샵을 통해 도시개발 과정에서 어른의 시선으로는 어려우나, 아이들의 시선으로는 창의적으로 해결되는 부분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렇게 다양한 시선으로 우리가 살고있는 도시를 개선하는 것이 앞으로 우리가 나아가야할 방향입니다.
